한여름의 청량한 여행: 왕피천 트레킹과 월송정 숲길에서의 신선놀음
7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입니다.
기온은 섭씨 30도를 넘나들고 습도는 높아만 갑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연 속에서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경북 울진의 청정 자연 속으로 떠나봅시다.
왕피천 트레킹과 월송정 숲길에서의 특별한 여정을 소개합니다.
왕피천의 비경을 만나다
굴구지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빨간 접시꽃이 활짝 피어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굴구지마을은 왕피천 하류에서 아홉 고개를 넘어야 만날 수 있는 울진의 오지마을입니다.
왕피천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금강송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60.95㎞의 물길입니다.
이곳에는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 있습니다.
왕피천은 접근이 쉽지 않아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레킹 마니아들에게는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으로 유명합니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
왕피천유역 생태탐방 둘레길은 다양한 코스가 마련돼 있습니다.
1구간 금담비길(10.5㎞), 1-1구간 천년고찰탐방길(13.4㎞), 2구간 왕피천마을길(12.4㎞), 2-1 왕피천따라가길(15.6㎞) 등 다양한 코스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각 코스마다 왕피천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습니다.
특히 2-1코스 중 속사마을에서 굴구지마을까지의 4.8㎞ 구간이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차도가 없어 왕피천을 따라 호젓하게 걷기 좋습니다.
용소에서 만나는 신비로운 풍경
왕피천에서 가장 깊은 곳인 용소는 수심이 10m에 달합니다.
바위와 거친 돌들이 깔린 자갈톱을 헤치고 올라가면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용소는 물길이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물이 휘돌아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시 탐방로를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쉬기 좋은 학소대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용소의 또 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왕피천 생태탐방은 사전예약이 필수입니다.
탐방객 안전과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를 위해 가이드와 동행해야 합니다.
수요일, 목요일, 일요일은 당일코스로, 금요일과 토요일은 당일 또는 1박 2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월송정 숲길에서의 맨발 트레킹
굴구지마을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월송정은 바다와 솔숲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명소입니다.
월송정 나눔길로 들어서면 운치 있게 휘어지며 자란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무 사이로 이어진 오솔길을 맨발로 천천히 걷다 보면 여행의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몇 해 동안 쌓인 솔잎이 발바닥을 자극하고 시원한 모래가 부드럽게 발을 어루만져줍니다.
고풍스러운 월송정과 평해사구습지
월송정 해변으로 들어서면 2층 누각 월송정이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냅니다.
고려시대에 처음 지어진 오래된 누각으로 1980년대에 옛 양식을 본떠 새롭게 지어졌습니다.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이라는 뜻의 월송정은 비가 갠 후 떠오른 맑은 달빛이 소나무 그늘에 비칠 때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조선시대 성종도 월송정의 경치에 반해 시를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월송정을 통과하면 은빛 모래밭, 동해의 쪽빛 바다, 해송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자연과 하나 되는 평해사구습지생태공원
평해사구습지생태공원은 동해안의 훼손되지 않은 해안사구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종인 수달과 매, 2급 종인 삵, 말똥가리 등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갯메꽃, 통보리사초, 순비기나무 등 사구식물과 갈대, 부들 등 습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울창한 해송숲 사이로 편하게 놓인 데크길을 따라가면 남대천 하구와 푸른 바다가 만나는 월송정 해변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자연을 호흡하며 힐링할 수 있습니다.
울진의 청정 자연 속에서 왕피천 트레킹과 월송정 숲길을 즐기며 무더운 여름을 잊어보세요.